읽기일기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20140824, 마지막)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이언 모리스 지음, 최파일 옮김/글항아리

백과사전마냥 두꺼운 책이라 꽤 힘겨울 것이라 예상했었다. 직전까지 읽고 있었던 <패턴 랭귀지>를 도저히 마치지 못하고 덮어버렸기 때문에 비슷한 두께를 가진 책이 더욱 부담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생각보다는 오래 걸리지 않았는데, 오히려 문제가 되었던 것은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 힘든 두께와 양장 표지, 무게 등이 걸림돌이라고 해야할까.

저자가 서두에 이야기한 것처럼 대부분의 내용은 세계사의 흐름을 설명하는 것으로 채워져 있다. 8할 정도는 역사가 흘러온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이 이 책의 진면목이다. 인류의 출발부터 현 21세기까지의 모든 시대를 다루고 있으니 소설은 커녕 세계사 책도 이런 책이 따로 없다. 특히 동서양이 형성된 이후의 시대를 다루는 부분은, 이 책의 주제와는 관계없이 세계가 어떻게 흘러왔는지와 두 지역간의 긴장이 어떻게 이루어져왔는지를 이야기하듯 풀어나가기 때문에 그 대목 자체만으로도 가치있고 재미있는 부분이다. 저자가 자주 언급하듯 외계인이 인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방대한 역사 내용에 비해 제목에서 던지는 도발적 질문의 답은 그렇게 강렬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어련히 그렇게 되겠거늘 싶은 생각이 들고 말아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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