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일기

원하는 사진을 어떻게 찍는가 (20150810)


원하는 사진을 어떻게 찍는가, 김성민 지음/소울메이트

그동안의 사진 책들이 기술적 테크닉을 다루거나, 예술적 표현을 다루는 책들이었다면 이 책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선에 있는 책일 것이다. 효율적 표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이야기 하고 있는 책은 흔치 않다. 3분할이니 지시선이니 정답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것이 왜 그러한 효과를 내는지를 분석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 친구들끼리도 그게 그런 것은 아닐까? 하고 추측성 물음표만 던지가 말았었으니까. 그러한 이유를 탐구하다보면 저자의 말대로 자기것인양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가려운 곳을 긁어준 시원한 내용이었다.

이런 사진 구성 책들을 보다 보면, 조금이라도 디자인적인 규칙에서 벗어났을 때 큰 죄를 짓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갤러리에서 전혀 규칙에 맞지 않는 사진들이 버젓이 걸려 있는 것을 보면 곧바로 큰 혼란에 빠진다.
‘왜 저런 사진이 좋은 사진일까?’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 너무 무책임한 이야기인가? 그렇지 않다. 절대적인 답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2가지 극단의 중간 어딘가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게슈탈트 이론을 통해서 우리는 사진 구성의 각 선택이 사람들의 이미지 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우리가 사진적으로 설명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게 이미지를 인식한다. 시각 인지에서 주피사체가 배경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의 여부는 시각적 이미지를 해석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리고 사진의 콘트라스트, 톤, 컬러, 패턴 등과 같은 요소들은 사진 해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사진가는 촬영시 이러한 요소들을 잘 이해하고 응용할 줄 알아야 한다.

게슈탈트 인지심리학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미지를 전체로 인식하지, 부분으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한다. (…) 이는 전통적인 사진 구성 방법인 지시선과 요소들 간의 관계가 중요하지 않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단지 좋은 사진 구성은 요소들과의 관계를 잘 설정하는 것이라고 배워왔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뇌는 구성요소들이 결합된 전체로서의 이미지를 먼저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어쩌면 순수예술의 구성에서 강조하는 균형, 운동, 강조, 통합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만으로 우리가 좋은 구성의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굳이 틀에 맞추어서 우리 자신을 위축시킬 필요가 없다는 뜻이고, 이는 결국 우리가 적절하게 보는 방법을 터득하면 자연스럽게 좋은 구성의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피사체를 전경에 설정할 때 유리한 것은 주피사체의 크기가 화면의 다른 모든 요소들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크기로 주피사체가 무엇임을 쉽게 드러낼 수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다큐멘터리 사진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뒤에 설명할 ‘압도적인 전경과 설명적인 배경’과 같은 구성 방법이다. 앞에 있는 주 피사체 이외에는 모두 이를 지지하는 설명적 요소다. 하지만 중경에 주피사체를 설정하고 전경과 배경에 이를 뒷받침하는 요소들을 설정하면, 간접적이지만 세련된 표현방법으로 좀더 동적이고 깊이 있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잇다. 근경, 중경, 원경의 3가지 층위의 관계를 적절하게 잘 활용하고 설정하는 것이 바로 사진 구성의 기본 전략이다.

사진 속에서 무엇이 형상인지를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우리는 시각인지의 게슈탈트 이론을 따라가게 된다. (…) 리처드 자키아가 말하는 형상과 배경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 형상은 일반적으로 배경보다 작다.
– 형상은 경계를 가지고 있지만, 배경은 그렇지 않다.
– 형상은 배경보다 좀더 강렬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 물리적으로 동일한 위치에 놓여 있을지라도 형상은 배경보다 더 가깝게 느껴진다.

형상을 인지하게 되는 원칙으로, 형태적 구성 요소들이나 특징들이 연관성 있는 위치적 요소 등으로 그룹핑되어 배열되는 경향을 집단성 혹은 집단화의 법칙이라고 한다. (…) 5가지 주요 집단화에는 유사성, 근접성, 연속성, 완결성, 공통성이 있으며, 이들 법칙들은 화면상에서 대상들을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집단성의 법칙은 사람들이 형태를 지각할 때 공통적 특성이나 물리적 거리 등으로 인해 그룹으로 인식하게 되는 경향을 가진다는 원리를 설명한다.

유사성이란 크기, 형태, 색상, 운동 면에서 유사한 시각 요소들끼리 그룹핑해 하나의 패턴이나 유기체로 보는 경향으로, 다른 요인이 동일하다면 유사성에 따라 형태는 집단화되어 보인다.

대칭은 또 다른 형태의 유사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칭 형태인 시각 요소들은 시각적 균형을 만든다. ‘좋은 게슈탈트’, 즉 형상을 이루는 것이다. 사람들은 사진이나 그림 속에서 대칭을 이루는 부분들을 그룹핑하는 경향이 잇다. 따라서 대칭 형태가 크면 클수록 하나의 형상으로 모아서 보려고 한다.

근접성은 보다 가까이 있는 2개 혹은 그 이상의 시각 요소들이 패턴이나 유기체로 인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접성에서의 집단화는 구성 요소들 간의 물리적 거리에 따라 발생한다. 형태가 서로 가까이 있을 수록 지각적으로 함께 집단화되는 경향을 갖는다.

인간의 눈은 변화나 방해가 되는 요소가 없는 사물들을 따라가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눈은 어떤 형태나 그룹이 방향성을 가지고 연속되어있을 때, 이것을 형태 전체의 고유한 특성으로 보고 하나의 단위로 간주하는 경향이 잇다. 각각의 요소들이 연결되어 있는 전체의 형태는 개개 단위의 형태보다 더 큰 성격으로 간주된다. 결과적으로 우리 눈은 대상을 인지할 때 그 속에서 일관된 반복 형태를 찾아내고 일정한 패턴을 뽑아낼 수 있다.

우리의 눈은 모양, 형태, 선 등 비슷한 사물들을 완결시켜서 보려는 경향이 있다. 거의 완벽하지만 완벽하게 형태를 이루지 못한 도형을 완성된 형태로 보려는 경향이 완결성이다.

공동운명의 법칙이라도고도 불리는 공통성은 대상들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 그것을 하나의 단위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즉 배열이나 성질이 같은 것끼리 집단화되어 보이는 성질을 말한다.

대기 원근법은 카메라가 가까운 대상을 원경에 있는 피사체보다 더 어둡게 보이도록 연출해 깊이를 더해주는 방식이다.

사진가가 관심의 중심을 결정하는 것은 독자나 관객이 사진에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행위다. 촬영할 때 사진가가 초점을 맞춘 부분이 바로 사람들이 사진을 볼 때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부분이 된다. 사진 안에서 관심의 중심을 두드러지게 드러내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며, 이를 통해 사진가는 효과적인 사진 구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세로 프레임은 역동성을 보여주며, 높이 혹은 깊이를 강조할 수 있다. (…) 가로 프레임 사진은 안정감과 평온함을 보여주고, 높이보다는 넓이를 강조한다. (…) 세로 포맷은 가로 포맷에 비해 수평선을 강조하는 현상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런 이유에서 수평적 관계보다는 특정한 피사체를 더 강조하는 시각적 효과들을 가져오는데 훨씬 더 유리하다.
수직선상에 있는 피사체들을 강조하고 비교할 필요가 있을 때는 가로 포맷보다 세로 포맷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가로 포맷보다는 훨씬 더 역동적인 느낌을 사진에 불어넣을 수 있다. 또한 가로 포맷이 스카이라인을 강조하는 데 비해서 세로 포맷은 상하의 관계를 더 강조하는 경향이 짙다.

가로세로의 삼분할선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며, 사진가는 피사체를 정확하게 분할선 위에 위치시킬 필요는 없다. 분할선상이나 분할선들 사이에 피사체를 위치시켜도 무방하다. 피사체를 항상 프레임의 중앙에 배치시키면, 상당히 정적이고 무미건조하게 느껴진다. 피사체의 위치를 중앙에서 조금 벗어나게 함으로써 좀 더 다이내믹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주피사체의 위치가 중앙이 아닌 다른 위치에 있게 되면, 보는 사람의 눈도 프레임의 가장자리에서 중앙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좀더 흥미를 유발할 수 있고, 높은 집중도를 이끌어낼 수 있다.

동일하거나 비슷한 모양의 형태들을 보면서 사람들의 눈은 그 자체에 리듬을 발견하게 되고, 반복적으로 이 형태들을 따라가면서 사진을 본다. 가장 단순한 형태인 대칭으로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사진의 경우 사람들은 왼쪽과 오른쪽을 왔다 갔다 하면서 사진을 보게 되고, 그 자체가 하나의 리듬을 형성한다. (…) 사람들의 시선을 가능한 사진 안에 오래 머물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 사진 구성의 가장 큰 목적이다. 우리는 사진 속의 레이어,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유도선을 통해 사람들의 시선을 사진 안에 머물도록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프레임 안에 중요한 피사체 하나만을 세우는 것은 무척 단순하고 쉽다. 하지만 2개 혹은 그 이상의 피사체를 주제로 내세우고 비교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복잡한 작업이다.

– 얕은 심도를 활용해 주제 이외의 다른 부분들이 초점이 맞지 않도록 조절한다.
– 주 피사체로 배경 부분을 가리거나 카메라의 위치를 변경한다. 인물의 머리 위로 물체가 튀어나온다거나 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카메라의 위치를 좌우 혹은 상하로 움직인다.
– 톤의 대비, 즉 콘트라스트를 활용해 주피사체를 하이라이트 영역에, 불필요한 부분들을 섀도 영역에 들어갈 수 있도록 프레임한다.

가능하다면 배경에 있는 창문이다 조명은 크로핑되는 것이 바람직한다. 이유는 우리의 시선이 밝은 공간을 먼저 보기 때문이다.

그만큼 과거 어느 때보다도 스트리트 포토그래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 갤러리와 미술관은 모두 포스트모던 작품들에만 열광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전통 사진에 열광한다. 왜일까? 거리 사진은 실제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통해서 ‘공간’이라는 큰 울림을 선사하다. 우리가 어느 곳을 여행하는지, 혹은 늘상 지나다니는 거리를 걸어가든지 간에, 우리가 그곳에서 보고 경험한 것들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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