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20131126)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마틴 린드스트롬 지음, 박세연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pp. 264
선택권이 넓을수록 구매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지는 '동시에' 물건을 덜 사려는 현상은 대단히 흥미로우면서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쇼핑을 할 때도 더 적은 쪽이 더 힘이 센 법이다. (중략) 간단하게 말해서,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 잘못된 선택의 위험 앞에서 사람들은 아무런 선택을 내리지 못하고 얼어붙어버린다.
(중략) 오늘날 우리 모두가 거대한 선택권 앞에서 위압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우리를 대신해서, 특히 일반인이 아닌 '유명인'이 선택해주엇다고 한다면 당연히 반가운 소식이 아니겠는가? 바로 이러한 이유로 오늘날 영국 왕실까지도 여러 고가품들을 대상으로 백 년 전통의 '왕실납품권'이나 왕실의 봉인, 특권, 품질보증 표식을 붙여주고 있다.
pp. 290
"파이버 원 초으 앤 초콜릿 바는 하루 섬유소 섭취량의 35%를 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그 섬유는 치커리 뿌리 추출물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것은 절대 건강한 섬유소의 형태가 아니다.
pp. 293
1온스(약 28g) 가격이 무려 375 달러에 달하는 이 제품은 '세상에 오직 세 그루만 남아 있는 희귀한 스위스 우트바일러 스파트라우버 사과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라프레리는 이 제품 속에 마법 같은 재생 및 회복 성분이 들어 있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핀지의 설명에 따르면, 이 황당한 주장에 담긴 문제는 "첫째, 어떠한 줄기세포도 크림 속에서는 살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세포는 아주 예민한 생명체이며, 적절한 환경으로 보관하지 않는 이상 사과를 따는 순간부터 죽기 시작한다. 둘째, 나무의 줄기세포가 인간의 피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식품이나 화장품의 과대광고는 이전에 읽었던 책들로부터 익히 알고 있던 이야기.
흥미로웠던 부분은 선택권이 넓을 수록 만족감이 떨어진다는 부분인데, 그것이 쇼핑 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것, 예컨대 어떤 행동에 관한 선택에서도 적용된다면 어떨까. 하고 싶은 많은 것들(To do list)이 있다면 시간을 내어 그 중 하나를 한다 해도 크게 만족감이 없을 거란 이야기다. 쇼핑에서의 값 비싼 대가는 돈이 아닌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했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