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진을 보는 눈 (20130407)
현대사진을 보는 눈, 한정식 지음/눈빛
pp. 45
시각적 의미. 1.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상황, 또는 분위기 / 2. 비현실적 시·공간의 추상적 상황 / 3. 조형미
pp. 50
이들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역시 '시각적 의미'는 논리적 지성이 아니라 직관적 감성으로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감정이나 감각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가 없다. 진달래보다 개나리가 좋다든지, 바이올린보다 가야금 소리가 더 심금을 울린다든지 하는 것은 극히 개인적인 감각의 차이이다. 거기에 어떤 이유를 생각해냈다고 해도 그것은 합리화시키기 위한 억지요, 이유를 위한 이유이지 참된 이유는 될 수 없다.
pp. 59
'추상'이란 사물에서 '추출된' 형태임을 여러 사전은 밝혀 놓고 있다. (중략) 공통되는 측명이나 성질을 뽑아내서 (중략) 구체적인 것을 버리고 (중략) 초점이 흐리거나 떨린 사진이 추상사진일 수 없는 것은 기계적 조작에 의해 상이 왜곡된 것이지 사물이 외형에서 '추출되어' 걸러진 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pp. 99
현대사진은 그것이 비록 현실을 찍은 것이라 해도 현실로서가 아니라 현실에서 따 온 단순한 하나의 이미지로 다룬다. 현실은 작가에 의해 재구성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하나의 소재이다. 사람이 춤을 추고 있어도 그것이 춤춘다는 뜻이 아니라 손을 벌리고 발을 든 디자인적 형태로 다룬다. 사실 인간의 생활 내용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 때, 춤을 추느냐 아니냐는 문제 밖의 일이다. 그 모습만으로 볼 때, 곧 그 모습이 춤춘다는 일상적 의미를 벗어날 때, 그 형태만으로는 추상화로밖에는 갈 길이 없는 것이다. 춤추는 모습만이 아니라 삼라만상이 모두 일상적 의미를 벗어나면 추상화하거나 디자인화한다. 형태만 남으니까. 작가는 그 추상적 형태를 작가의 이미지에 맞추어 재구성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이것이 현대사진이요, 동시에 현대사진을 난해한 것으로 만드는 요인의 하나이다.
로버트 카파의 유명한 사진인 아래 사진은 왜 좋은 사진으로 불렸던 것일까? 기록으로서의 그 무언가일까?